2018.3.19. 우리 수영장 회원이라고 하는 중년의 남자가 사무실로 찾아와 현금도난 문제로 우리직원과 면담하고 있다고 다른 직원이 말해주길래
면담중이던 자리에 합류했다.
그 분에 의하면 17일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지갑을 보니 20만원 중 12만원이 없어졌고 전날 수영장 탈의실 락커장에 옷과 함께 지갑을
넣어두고 열쇠는 평상시 대로 샤워용 타올에 감싸서 목욕 바구니에 숨겨서 선반위에 두었는데 누군가 자신의 목욕 바구니속에 있던 열쇠를
뻬내어 락커장을 열고 일부의 현금만 훔쳐가고 열쇠는 원래의 위치에 두었다고 추정하며 CCTV를 공개해 달라고 하였다.
듣고보니 분실상태를 알게된 것이 당일 수영장도 아니고 하루가 경과되었는데 어떻게 수영장에서 도난이 일으났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뿐만아니라 지갑 전체가 없어진 것도 아니고 일부의 현금만 훔쳐가는 도둑도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일단 민원이라고 생각하고,
CCTV는 사생활 침해문제로 탈의실에는 설치할 수 없고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경찰입회 없이는 공개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귀중품은 본인의 책임하에 간수해야 한다는 안내문도 걸려있는데 이번의 계기로 추가로 안내를 하던지 하고 CCTV 추가설치
문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말을 전하던 중에 팀장님은 재발방지 하겠다는 의지가 없다하면서 화가 섞인 말을 하길래 나 역시
욱하긴 했지만 참고 도난사건이니 경찰에 신고해 볼 것을 권유하고 유쾌하지 않은 면담을 끝내었다.
퇴근 후 저녁먹으면서 와이프와 아들앞에서 수영장 현금도난과 관련하여 민원인과 면담했던 이야기를 전하면서 듣고 있던 와이프의 얼굴을
힐긋보니 기가 막히면서도 재미가 있었던지 웃음이 귀에 걸려있었다. 그래서 와이프에게 당신은 재미있게 들리는 모양인데 나는 비 상식적인
요구를 하는 민원인을 만나면 스트레스가 엄청나지만 참는 것도 내 일 중의 하나다...
이 일 후 20일 또 다시 수영장에 유사한 현금도난 사건이 발생했다는 좋지못한 소식이 들려왔으나 뽀쪽한 해결수단이 없었다.
그런데 23일 저녁 수영장 수영강사 중 한명이 도둑을 잡았고 경찰에 신고했다는 전화를 받고 얼른 수영장으로 뛰어갔다.
가보니 건장하고 젊은 사람이 수영복 차림으로 수영강사실에 꿇어 앉아 있었고, 그 동안 현금을 도난당한 전력이 있던 세명의 회원들도
경찰이 오기까지 대기하고 있었다. 한편 도난당했다는 이들 세명은 모두 지갑에서 일부의 현금만 도난당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약 십분 후 네명의 경찰이 들이닥쳤고 도둑을 잡게된 경위에 대한 설명을 듣더니 관련자 모두 옷을 입고 경찰서로 와 달라고 하는 한편 절도
혐의자에게는 수갑을 채우면서 "절도 미수혐의로 체포한다. 변호사 선임권이 있고 ..." 드라마에서 보던 내용 그대로 말하는게 내 앞에서
펼쳐졌다.
수영강사에게 어떻게 범인을 잡을 수 있었는지 물어보니 지난 주 도난사건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정기회원이 아닌
사람 중에 유난히 두리번 거렸던 사람이 기억났고 오늘이 도난사건 이래 꼭 일주일 지난 금요일이니 그 사람이 나타날 수 있겠다 라고
짐작했고 역시 오늘 나타나서 뒤를 밟아 탈의실에 들어가니 타올로 손을 가리면서 락커장 열쇠를 꺼내 락커장을 열려고 하던 순간을
목격하고 당신 열쇠가 맞느냐? 하면서 검거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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