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

대구 앞산에서 청룡산까지

K.S.Lee 2011. 11. 13. 19:38

2011년11월12일

단풍의 시절은 지나가고 이젠 확연히 낙엽의 계절에 들어선 것 같다.

도로변 가로수 밑으로 걸을때의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지나가는 바람결에 휘날리는 낙엽은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볼썽사나운 쓰레기에서 꽤 낭만적인 마음을 열어주는 촉매로 다가온다. 

 

자주 들리는 대구이지만 정작 앞마당에 당당히 버티고 있는 앞산을 올라가볼 생각을 못했는지?

상인동 청소년 수련원 근처 장미아파트에 차를 세워두고 두리번 거리니 임휴사로 향하는 등산로를 발견했다.

원래 계획은 대덕산 ==> 앞산 ==> 달비고개 ==> 청룡산 ==> 수밭골 ==> 수변공원 ==> 보훈병원으로 원점회귀하고자 했다.

그런데 초행이다 보니 등산객들 뒤따라 가다보니 원기사와 달비고개의 갈림길 표지판이 나오는게 아닌가?

준비해온 지도와 비교해 보니 길을 잘못들어선 것을 확인했고 대신 대덕산 정상은 포기하고 바로 앞산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그나마 원기사 아래에서 숲속의 길이라는 골짜기를 통해 앞산으로 향하는 길은 한적하고 낙엽이 많이 쌓여 등산로 분간이

쉽지 않았지만 조그마한 뱀도 발견하고 나름의 운치는 있었다.

한참 능선을 향해 올라가다 보니 앞산까지의 거리가 1km라는 푯말이 보인다.

그런데 정작 앞산 정상에 다가가니 울타리가 처져 접근불가다. 갈길이 멀다보니 바로 산성산을 향했다. 

 

 

산성산을 향하는 길은 평탄한 능선에다 포장된 임도로 이어져 있어 산행이라기 보다는 산보하는 기분이다.  

계속하니 산성산과 청룡산과의 갈림길이 나오고 저만치 보이는 산성산을 보니 범상치 않은 하얀색의 인조 구축물이 보이는데

아마도 앞산과 마찬가지로 접근불가 일것 같고 가봐야 별 볼일 없을것 같아 산성산은 지나치기로 했다.

 

달비고개를 거쳐 여러차례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다보니 배가 고프기도 하거니와 쉴겸 적당히 자리잡고 준비해간 음식을 펼쳐본다.

그런데 주변이 산위여서 그런지 바람도 있고 추위도 느껴지는 걸 보니 간사하게도 햇볕이 그립다.

왜냐하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해를 피하느라 그늘을 찾으려 애썼었는데 벌써 계절이 바뀌었음을 실감했다.

 

다시 가던길 재촉하고 지루하다 느낄 저음 저 멀리 높은 산이 나타났다.

비슬산 자락에 있는 794.1m 청룡산! 오늘 산행의 정점이다.

 

수밭 마을로 내려오는 하산로는 잘 정비된 시골길 같고, 그 주변엔 비록 평탄하지는 않았지만 사람의 손길을 많이 탓다는

느낌을 주는 정감넘치는 밭들로 주욱 이어져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나가는 소리에 마치 우리를 이방인으로 여겨 놀란듯 짖어대는 개들로 인해 시골의 고요가 사정없이 깨어졌다.

거기를 지나감으로 인해 여기에 생활하시는 분들께 소음발생 원인을 제공한것 같아 미안한 느낌이 든다.

 

 

 

 

 

'산이 좋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의 민주지산   (0) 2011.12.31
두번째 팔공산  (0) 2011.11.28
대둔산  (0) 2011.10.04
도봉산  (0) 2011.09.14
주왕산  (0) 2011.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