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

아홉개의 봉벽이 열병하듯 멋진 풍광을 자아낸 구봉산

K.S.Lee 2014. 8. 18. 14:50

2014년8월15일

연휴를 맞아 진안의 구봉산을 찾았다.

구봉산 주차장은 널찍한데 비해 주차된 차량은 별로여서 과연 여기에서 구봉산에 오르는게 맞는지 의아해

하던참에 구봉산 등산에 대한 안내 현수막을 발견했다.

 

우선 "3봉과 4봉 사이에 출렁다리를 설치한다 해서 내년 1월까지 1봉쪽 등산을 피하고 8봉쪽으로 등산하라"는 안내글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왔는데 반쪽 등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마음이 드는 가운데 주차장에서 바라본 구봉산의 풍광만큼은 장엄하기 까지 했다.

 

그래서 1봉부터 9봉까지 오르는 계획은 포기하고 바로 구봉산으로 오르기로 했다.

하나 진입로를 찾지 못해 해매는 가운데 동네 주민에게 물어물어 헤맨끝에 진입 이정표를 발견했다.

진입로에는 새벽녁에 비가 많이 내렸는지 개울처럼 내려오는 물로 덮였다.

 

오늘따라 저지대를 오르는 내내 고온다습하고 모기도 많아 짜증스러웠지만 다행히도 능선에 올라가니 시원하고

전망도 탁 트였다.

구봉산 전방의 능선에서 바라보니 출발지 였던 구봉산 주차장도 보이고,

 

수목과 어우러진 깎아지른 암벽이 시원스레 드러났다. 

 

이어 능선의 저쪽에는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수려하고 나즈막한 봉우리들이 시야에 들어왔고 마치

봉우리들의 열병식을 보는 듯 하다.  

 

구봉산 정상에는 반대편에서 올라온 등산객이 두명 보였다.

어느쪽에서 올라왔는지 물어보니 제1봉쪽에서 올라왔단다.

주차장의 현수막에 의하면 그쪽으로는 진입할 수 없다고 하던데 어떻게 된 건지 물어보니 전혀 문제없다라고

확인해 주었다. 1002m 구봉산 정상!

 

 비교적 조망이 잘 되는 곳으로 이동하여 내려다 본다.

 

정상에서 8봉까지는 직하의 내리막길이다.

마주치면서 올라오는 사람들 마다 땀으로 얼룩지고 거친 호흡을 몰아쉰다.

8봉의 갈림길에서 굳이 정상을 밟고 내려가기 보다는 지나치고 바로 7봉으로 내려가는데 다리와 계단이 제법이다.

 

큰 암벽의 측면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는 그냥 지나칠수 없는 마력으로 예사롭지 않는 기품이 있어 보인다.

 

8봉 이후에는 수직 하강 내지 상승의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는 계단/로프/철봉 구간이 많아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멀리서 산 봉우리에 우뚝 서있던 정자가 제4봉이군.

정교하고 단단하게 마감된 듯 한데 무척 무겁게 느껴지는 목재 기둥은 헬기로 운반하지 않았을까?

아래에서 목재를 하나하나 가공해서 여기까지 옮겨와 산정에서 조립하는 일도 만만하지 않았을 텐데?

 

구봉산 주차장으로 원점회귀하기 까지 거리에 비해 예상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만큼 여타의 산에 비해 차별되고 풍광도 멋졌기에 충분한 보상은 이미 받은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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