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

지리산 단풍

K.S.Lee 2014. 10. 28. 16:32

2014년10월25일

금주가 금년들어 지리산에 단풍이 최절정에 달할 거란 소식이 들리더니 아니나 다를까

중산리 등산로 입구 옆길에 차들이 빽빽하여 주차장에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가던길 멈추고 다시 되돌려야 했고

겨우 버스정류소 부근에 주차할 틈을 찾아냈다.

사실 지리산 단풍을 보려면 뱀사골일텐데 하지만 여기가 덜 붐비겠지 하며 선택한 곳인데...

 

중산리 탐방로 입구의 법계교를 가로질러 펼쳐진 풍광을 다들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 같아 나도 담아보았다.

그림같은 형형색깔의 단풍과 청명하고 푸른 가을 하늘이 꽤 조화롭게 구성된 것 같아 흡족했다.

 

여기에다 진입로의 단풍도 등산의 시작을 알려주는 듯 신선함을 더해주었다.

 

금년에만 해도 세번째 여기를 오르는 길이어서 마음은 보다 더 익숙할 것 같았지만 힘든 건 여전히 마찬가지다.

아니 오늘따라 더 힘든것 같은데 나이 탓일까? 과연 언제까지 여기를 오를수 있을까?

로타리 대피소는 이미 지나왔건만 저 멀리 보이는데 천왕봉 정상은 여전히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무리한 의욕보다는 페이스 위주로 늦어지더라도 천천히 발을 띄어보려 한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의 소음도 커지고, 정상에서 인증샷을 찍어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는 바람에 

정상석 부근엔 발디딜 틈이 안보인다.

일찌감치 인증샷은 포기하고 중식을 위한 틈새 자리 탐색을 해본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식사 후 산 아래 펼쳐진 비경?을 잠시 내려다 본 후 일몰 시간도 생각나서 이내 장터목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장터목 대피소 직하에 있는 음수대를 두고 어느 부인으로 보이는 이가 남편으로 보이는 이에게 화장실과 멀지 않는 곳인데

먹지 말라고 말리는 소리가 들린다.

사실 화장실 냄새가 장터목 음수대까지 뻗치다 보니 나 역시 유쾌하게 넘어갈 것 같지 않다.

 

장터목에서 중산리로 하산하는 길은 계곡변에 있다보니 하산길 내내 물 소리의 연속이다.

계곡의 정리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바위들에 부딫혀 일으나는 물 소리는 또 하나의 악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