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

천둥과 물폭탄을 안겨준 속리산 정상

K.S.Lee 2014. 8. 5. 16:52

2014년7월31일

문장대와 가장 근접한 화북분소에 도착.

내딴에는 의도적으로 거늘진 곳에 주차할 정도로 날씨는 맑았다.

입구측의 시야에 나타난 속리산은 웅장한 암산으로 보였다. 

 

어쩌면 한창 붐빌만 할 여름 휴가기간 임에도 문장대로 오르는 내내 한적하다.

 

어느 듯 산위에 우뚝선 거대한 암석이 가까이 다가와 있는 걸 보니 문장대에 한 발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문장대 정상석 주변은 산이라고는 실감나지 않았고 마치 운동장이라도 되는 듯 넓고 평편한 게 신기하다.

 

속리산의 뻬어난 경관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다는 곳!

여기 문장대의 풍광을 제대로 감상하리라. 

 

파노라마로 펼쳐진 풍광을 담기엔 휴대폰으로는 역부족이다.

오르느라 가빠진 호흡도 고르고,

간식도 들면서 휴식을 취하는데 갑자기 천둥소리가 잦아들더니만 검은 먹구름이 몰려온다.

이어 비까지 내렸다 멈추었다를 반복한다.

 

설마 비가 내려봐야 얼마나 뿌리겠어?  하면서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속리산 최정상 - 천왕봉을 향햤다.

가던 중 점심식사를 위해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자리를 폈다.

 

식사를 미처 끝내지도 않은 상황에서 후두두둑 하는 소리를 내는 쏘나기를 만났다.

당황한 나머지 재빨리 주섬 주섬 배낭을 정리하고 가능한 한 재빨리 천왕봉을 밟으려 발길을 재촉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장대비는 끊임없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여기서 포기란 없다라고 스스로 위안하며 오로지 목적지 완주를 위해...

온몸이 흠뻑 젖은채로 천왕봉을 찍고 하산 후 되돌아보니,

천둥과 물폭탄속에서 통제할 수 없는 아드레날린 분비의 영향일까?

전혀 힘든 산행을 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하지만 예외없이 휴대폰도 비를 맞아 먹통 되었다는 사실을 유감스럽게도 나중에야 알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