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리에서 거림까지
2013년6월22일
거림에서 중산리향 버스가 07시40분에 출발한다는 정보를 인터넷으로 알아내고 시간 맞추어 거림에 차를 주차했다.
가게를 겸하는 정류소에 문의하니 5분 후 중산리로 출발한다 하여 버스표를 구입했다.
이 후 버스는 5분 뒤 예정대로 정류소에 도착했고 승차하면서 혹시나 하여 기사에게 중산리로 가는지 확인해보니 버스는 중산리까지는
가지않고 중산리와 거림의 길이 나누어지는 삼거리까지 안내해 줄터이니 거기서 하차해서 중산리까지 걸어가란다.
그러면서 그 삼거리에서 중산리까지는 4km 밖에 되지 않으니 걸어가도 금방이라는 말로 우리를 안심시키려는 듯 했다.
중산리를 통해 천왕봉을 경유해서 거림으로 하산하는데만 약 15.5km가 될테고 여기에 예정에 없던 4km의 아스팔트 길이 더해진다고
생각하니 순간 계산이 복잡해졌다.
버스 기사의 표현대로 삼거리에서 버스를 내려서 약 500m쯤 중산리쪽으로 진행하던 중 우연히 뒤를 돌아보니 중산리향으로 보이는 버스가
오고있었다.
숨겨룰 틈도없이 급히 정차를 요청했고 다행히 버스를 탈수 있었다.
버스의 자석에 앉자말자 함께 탄 와이프를 바라보니 미소를 짖고 있었다. 그리고 그 미소와 표정을 통해 무언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중산리 매표소를 통과하여 칼바위에 도착했다.
지난번 천왕봉에서 하산 시에는 탐방로의 측면에서 쌍칼의 형상으로 찍었었는데 이번에는 아래쪽에서 보게되어 큰 단검으로 찍혔다.
경사가 심하지만 상대적으로 짧은 코스인 로타리 대피소쪽으로 올랐다.
로타리 대피소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음용수를 리필한 후 법계사를 돌아 지나갔다.
장마철이라 날씨가 흐렸다 맑았다를 반복하는 가운데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경사도 심하고 힘겹다.
발을 잘못 디뎠던지 오른쪽 종아리 근육에 힘이 빠지는 듯하다가 이내 내 의지에 관계없이 근육이 뭉칠려 하길래 가던길 멈추고 해당 근육을
풀어야 했다.
정상 부근에는 급변하는 안개로 인해 오늘따라 여느때보다 풍광이 더 신비스럽게 보였다.
정상이다.
오늘도 역시 인증샷 찍어려는 사람들로 줄을섰고 이로인해 포토존내에서 원하는 사진찍기는 용이하지 않을 듯 하다.
흔쾌히 포기하고 주변이나 찍어본다.
정상 주변 공터에서 점심을 먹고있는 많은 사람들 틈에서 벗어나 장터목 대피소쪽으로 향헀는데 도중에 또 다시 근육 뭉침이 일어났다.
한데 이번에는 올라올때와 달리 이번에는 외쪽 종아리에 문제가 생겼다. 수많은 등산을 했지만 오늘같은 일은 처음이기에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 뭉친 근육을 풀고 있으니 고맙게도 바로 옆을 지나가던 사람이 물파스를 내민다.
물파스와 마사지를 한 후 이 기회에 인근 길옆에 자리를 잡고 휴식을 겸한 식사를 했다.
지리산에서 풍경이 좋기로 정평이 나있는 장터목 ~ 세석 구간을 지나면서 안개로 가린 듯한 순간의 풍경을 만났다.
세석에서 거림골로 접어들었다. 거꾸로 세석산장을 향해 각도를 잡아본다.
도중에 청학동/의신으로 나누어지는 갈림길을 지나 거림입구까지 몇구간을 제외하곤 비교적 평탄한 편이다.
되돌아보면 체력적 부실이 여실히 드러난 기분이다.
거리를 보나 지형을 보나 또는 날씨를 보더라도 무엇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