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

관음사 탐방로의 한라산

K.S.Lee 2013. 4. 30. 11:10

2013년4월25일

남해 고속도로가 막히지는 않았지만 출발이 늦은 관계로 속도를 더해야 했다.

실상 그다지 과속은 아니었지만 6시50분 김해발 제주향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6시30분까지 공항에서 발권해야 될텐데...

하며 머리속에는 이런 저런 바쁜 생각으로 가득 차 긴장되고 아드레날린이 솟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른 6시8분께 김해공항 장기주차장에 주차하고 6시10분에 출발하는 공항 순환 셔틀버스에 가까스로 승차,

공항으로 이동한 후 발권하니 공항 주변을 돌아볼 여유시간이라고는 전혀 없는 Just in time! 

 

제주공항을 빠져나와 택시로 바로 관음사 탐방로를 향했다.

그곳 휴게소에서 김밥을 구입한 후 탐방로 들머리를 찾아나섰다.  

 

특이하게 생긴 숯가마터와 치톤피드로 가득한 삼림욕장을 방불케하는 시원스런 나무숲을 탐방로가 가로지른다. 

 

탐라계곡의 목교, 용진각현수교를 건너 용진각 휴게소에 이르니 저 너머 한라산의 자태가 더 없이 아늑하게 느껴진다. 

 

 

전망좋은 곳에서는 어김없이 등산객들이 카메라를 들이대고 순서를 기다린다.

나도 그 틈바구니에 서 있으니 핑크색 티를 입고있는 어느 금발의 서양여인이 다가와 우리 부부를 위해 사진을 찍어주겠노라 하며

기꺼이 손을 내민다.

우리의 표정이 다소 어색했던지 "Smile", "Cheer" 하며 밝은 표정을 유도하며 사진을 찍어준 그녀의 순수한 미소와 친절에 지금까지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힘들었던 피로가 한라산 자락의 시원한 바람과 함께 확~ 하고 날라가 버린것 같이 몸이 가뿐해짐을 느꼈다.  

카메라를 되돌려 받으며 "Thank you so much"라는 짧은 감사의 표현 외엔 나로서는 더 이상 표현할 수가 없었다.

백록담이 보이는 정상, 특히 인증샷이라도 찍을 수 있는 정상석 주변에는 평일임에도 예상밖의 많은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올라온 관음사 탐방로가 한산했다면 여기서 만난 대다수 사람들은 성판악에서 올라왔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우리 역시 지나온 흔적이라고 남기고 싶은 본능에 이끌려 인산인해와 강풍속에서도 불굴의 정신! 이랄지 아니면 깡다구로 순서를

기다려 배경각도를 묻지 않고 카메라를 속사로 찍기에 바빴다.  

 

지난번 한라산 등반 시 가보지 못했던 사라오름!

이번 기회에 성판악으로 하산하면서 진달래밭 대피소를 경유해서 사라오름에 들르기를 원했다.

사라오름의 분화구 둘래에는 산책로가 데크로 잘 정비되어 있고, 분화구는 마치 잔잔한 호수를 연상케 해주었다. 

 

하산의 종착지인 성판악 휴게소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오늘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 보고 아울러 내일의 서귀포쪽 여정 계획을

그려보고 있던 중 까마귀 한마리가 주변 나무가지에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