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팔공산 종주
2012년8월7일
와이프와 함께 관봉 ==> 동봉 ==> 비로봉 ==> 서봉 ==> 파계재 ==> 파계사로 약 18.5km를 종주하고자 했다.
네비로 갓바위 주차장을 찍어 도착한 곳은 인터넷으로 검색한 곳의 풍경과는 사뭇 다른 한적한 주차장이 나왔다.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고 다시 네비를 검색하니 이곳은 경산쪽의 선본사 입구 주차장이고 원래 목적한 대구쪽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이곳에서도 관봉을 오를수 있겠지만 종주한 후 파계사에서 버스를 이용한 복귀를 생각하니 아무래도 대구쪽 주차장으로 이동해야 했다.
이로인해 예정시간을 조금 넘겨 09:05분 경 갓바위를 목적으로 온 듯한 사람들 틈에 섞여 관봉으로 오르는 길목은 녹음이 짖게 드리워져
시원스레 출발할 수 있었다.
주차장 입구에서 관암사까지는 그런대로 포장도로로 잘 이어져 있었으나 관암사 이후부터는 가파른 돌계단의 연속으로 오르는 내내 흐르는
땀과 거칠어진 호흡이 멈추어 지지 않았지만 이따금 얼마나 올라왔을까 하며 되돌아 보게 된다.
관봉에는 불자들에게 기도의 효험이 특별히 있다고 알려진 정상의 갓바위 앞에 오육십명은 족히 넘을 듯한 불자들이 자리를 잡고 앉거나
엎드린 자세로 각자 자신들의 소원을 빌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크리스천인 내게는 색다른 풍경이었지만 그들의 정성은 이해될 듯 하였으며 이곳에서의 우리는 마치 이방인이라도 된양 그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조심스레 사진으로 담아봤다.
관봉을 지나 조금 내려가 등산로를 찾으려 애쓰는 중에 동봉, 7km라고 표기된 이정표가 반갑게 눈에 들어왔다.
동봉까지 가는 길은 비교적 완만하고 시원한 바람까지 일어 기분좋은 산행이 되었고 동화사 갈림길을 지나가니 이미 이전의 두차례 산행으로
인해 우리에겐 낮익은 길이 나왔다.
동동에서 바라본 비로봉을 담은 후 동봉을 지나 계획에는 없었지만 동봉과는 지척의 거리에 있는 바로봉을 찾았다.
각종 통신 송수신 탑이 즐비하여 동봉에서 바라볼땐 비로봉에는 뭔가 있을 것 같았으나 정작 힘들여 올라가니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거꾸로 비로봉에서 바라본 동봉을 사진에 담아두고 바로 서봉을 향했다.
서봉에서 다시 파계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다소 불규칙적인 바위로 인해 유의해서 걸어야 했는데 그래서인지 여기를 칼날능선이라 부르는지
짐작이 될듯했다.
예상보다 힘들기도 했고 앉을 자리잡기가 어려워 14시를 넘어 늦은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 후 전체 남은 구간과 예상 소요시간을
따져보니 마음이 급해졌다.
파계봉을 지나니 거의 하산에 접어들었음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내리막길의 연속이었다.
파계시설지구의 버스 종점에 도착하니 17:45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총 18.5km의 팔공산을 종주하는데 약 8시간 40분 걸린 셈이다.